[이전글 : 신랑들을 위한 웨딩 계약 방법(1)용역계약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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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들을 위한 웨딩 계약 방법(2)제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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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야비대마왕입니다.
앞에서
1)용역계약의 특성, 2)계약을 잘 맺는 방법과 결과가 맘에 들지 않을때 대처법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제 제가 생각하는 웨딩 플래너 선택의 장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8.웨딩 플래너, 턴키 계약의 이점]
요 그림은 1편에서 보여드린, 웨딩플래너의 역할과 계약구도입니다.
이 구성방식을 건설업계에서는 턴키계약이라고 합니다.
턴키계약은 웨딩시장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건축분야에서도 많이 쓰이는 방식입니다.
언론에서 자주 올라오는 것 중 하나가 턴키계약의 불공정함입니다.
턴키계약의 공급업자 지배력이 너무 강력하니, 하도급업체가 너무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에서도, 개인들도 계약을 할 때 턴키계약을 선호합니다.
왜 그런지는 아래 연구글에 나와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최저가 입찰 대비 턴키계약이 별로 차이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1)절대 가격도 비슷함->턴키 계약에는 설계비 포함(즉 정보 서칭 및 스케쥴링)
2)비용 변화가 작음->예측 가능한 지출
3)명확한 책임->문제가 생겼을 때 계약주체가 1곳으로, 책임을 물기 쉬움
출처 :공공공사 입/낙찰 제도에 대한 제언
웨딩업계 역시 플래너를 통해 움직이는 공급자 우위 시장입니다.
즉 내가 개별 업체를 만나서 견적을 물어보면, 대체로 플래너 대비 가격이 비쌉니다.
이유는 하도급(스드메) 입장에서도 플래너를 통한 계약이 더 꾸준하게 들어오고,
업계 상식이나 관행을 구구절절이 고객에게 설득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 설득, 교육을 플래너에게 위탁하는 것이죠.
그리고 플래너는 대량 발주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수수료를 가져갑니다.
그래도 웨딩플래너와 계약을 할 때, 돈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남자들끼리 이야기를 해보면 보통 스튜디오를 가장 아까워하더라구요.
왜냐면 남자분들중에는 카메라에 취미를 가진 분들이 많고,
소위 뽀샵은 이제 웹프로그램이 너무 발전해서 개인이 하기가 쉬워졌기 때문입니다.
.....내가 할 수 있어도 맡기는 게 낫습니다.
이건 컴퓨터 견적+조립을 할 줄 아는거랑 비슷해요.
예를 들어서, 본인이 카메라 취미가 있어서 장비도 있고 편집도 할 줄 안다+신부가 그 실력을 인정하고 있다
면 따로 여행을 가서 스튜디오처럼 촬영을 해볼만합니다. 물론 여행가서 장비세팅 사진편집 개고생은 덤이구요 :)
지인에게 맡기면 더 싸게 할 수 있어!
는 개인적으로 반대합니다. 돈도 잃고 지인도 잃는거 순식간입니다.
예물이든 예복이든 뭔가를 아예 하지 않고 절대 금액을 줄이고 싶다면 따로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렇지만 같은 구성을 내가 더 싸게 할 수 있다 는 건 적어도 웨딩업계에서는 아주 큰 착각입니다.
자 그럼, 턴키 계약의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시면 되는데,
웨딩 플래너와 실제로 계약을 진행하면 100% 턴키 계약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중간중간 개별 업체들과 옵션계약이 있고,
이 옵션계약은 해당 업체와 새로 계약을 맺기 때문에 플래너의 계약 범위를 벗어납니다.
해서 웨딩플래너를 끼고 하신다면, 옵션은 최소로 하고 계약을 최대한 몰아서 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9.그래도 돈이 아까울 때 : 일정을 넉넉하게 잡자]
첫번째 글에서 결혼식은 공연 계약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신랑 신부가 이 공연의 주인공이자, PD가 됩니다.(그래서 겁내 힘듭니다)
공연 계약시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소유할 수 없는 것을 묶어서 진행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결혼식을 2020년 12월 31일에 진행을 한다면
예식장-장소와 음식이 반드시 준비되어야 하죠. 이 둘은 따로 준비하면 리스크가 있습니다.
드레스-빌린다면 해당 날짜와, 리허설 날에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메이크업-마찬가지로 해당 날짜의 오전에 반드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본식 스냅-해당 날짜에 사람과 장비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스튜디오-당일에 꼭 맞출 필요는 없죠. 그렇지만 전문가의 구도와 손길이 필요하다면 해볼만합니다.
예복-요즘은 양복을 겸해서 사니까 따로 따로 하나씩 주문하셔도 됩니다. 그렇지만 맞춤 양복을 해보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두번째로, 일정과 일정 사이에 시간 여유를 확보하셨으면 합니다.
저같은 경우 예복을 맞춤으로 한 다음, 대여복을 돈을 조금 더 주고 3일을 빌렸습니다.
만약에 아무 준비도 안해갔는데 스튜디오 옷이 맘에 들지 않는 상황에서
다음 약속을 빡빡하게 잡았으면, 제가 등떠밀려서 자리를 떠야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마찬가지로 촬영을 위해 스킨케어를 당일에 예약하고, 드레스를 빌리고, 스튜디오로
바로 넘어가는 식으로 바쁘게 일정을 잡으면 뭔가 맘에 들지 않을 때,
내가 협상할 시간이 부족해서 먼저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남는 건 나쁜 감정과 나쁜 결과만 남게 됩니다.
악평을 단다고 해서 잘못 얻은 결과가 돌아오지 않습니다.
언제나,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이 협상에 유리합니다.
[10.웨딩계약의 만족도 : 깨달음의 비탈길을 향하여]
더닝크루거 효과라는게 있습니다.
요 왼편에 있는 "자신감"을, "만족도"로 바꾸면 요 결혼식준비를 아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 글을 쓰는 저조차도, 저 우매함의 봉우리 어딘가에 있겠지만
결혼식 준비과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프로포즈를 하고, 결혼식을 준비하게 되면 앞으로 행복한 시간들이 펼쳐질거라 기대합니다.
웨딩플래너 분이 아주 저렴하게, 알찬 선택으로 이것저것 끼워준다고 하고
서비스로 선물도 받고 하다보면 싸게 한 것 같아 기분이 아주 좋고, 이제 식장에만 들어가면 될 것 같죠.
그러나 쏟아지는 옵션 선택의 강요, 기대 이하의 서비스들을 계속 겪다보면
내가 이 많은 돈을 쓰면서 뭐하고 있는지 괴로워하는 절망의 시간이 오는 듯 합니다.
그 뒤에 찾아오는 깨달음의 비탈길 이라는 것은, 신랑/신부가 밀고 올라가야 하는 비탈길입니다.
끊임없이 고민한 만큼 밀고 올라가면, 어느순간 이 업계의 계약구도가 이해되는 순간이 오고
선택이 쉬워지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그리고 돈을 지불한 이후에도,
중간중간 재협상을 통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면,
속상함으로 보내는 시간보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을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는 자신을 보며, 조금은 어른스러운 모습이 되어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요 다음부터는 업체 추천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건설종사자는 아니고 회사에서 통신서비스 B2B계약 관련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하다보니 고객과 분쟁이 발생했을때 어떤 식으로 굴러가는지,
관련 정부기관은 어디에서 어떤 식으로 가이드를 하는지 조금 더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불공정계약 관련한 소송에서는, 누가 더 우위에 있었냐 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B2C 계약에서는 대부분 기업이 불리하고,
B2B 계약이더라도 큰 업체가 불리합니다.
다만 B2C 계약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계약한 경우가 문제입니다.
어느 한쪽이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분쟁해결도 어렵습니다.
다만 이번 글을 쓰면서 조금 더 고민한 부분은,
재화에 대한 계약(인테리어, 건축)은 턴키계약 후 인검수확인서를 작성하면서
고객이 결과물에 대해서 컨펌을 안해주고 돈을 쥐고 있으면 되는데,
웨딩업계에서 용역계약은 대부분 선지급 완전지급 방식이라
계약과 다르게 진행될 때 고객이 항의할 수 있는 여지가 적습니다.
용역(서비스직)이라는 게 사람간의 케미, 부가서비스 인지 여부, 결과물에 대한 기대치 에
따라서 만족도가 크게 바뀌는게 특징인 듯합니다.
이 부분을 조율해주는게 웨딩플래너의 역할인 듯 한데
사실 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아쉬운 점을 플래너에게 이야기할 수 없고,
어떤 계약은 플래너와 별도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외도 안되고 가격조정도 안되는 걸(헬퍼 비용)옵션이라고 붙이는 것도 이쪽 업계의 특징인 듯 합니다.
다만 제가 만난 웨딩플래너는, 본인이 계약한 건에 대해서는 최종 책임이 있다 고 되어 있어서
계약 문구가 만족스러웠습니다.
어떤 예식장은 계약 파기에 대한 예약자 책임만 잔뜩 써놔서(심지어 불공정 계약) 보기만 해도 별로더라구요.
결국 각 옵션 업체 (Subcontractor)와 Change Order가 난무하겠군요;;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