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옵니다. 주륵주륵.
요며칠 조용해서 좋았는데 방금 연타 콤보를 맞았습니다.
썰을 풀어봅니다.
1.다방에 사진이 왜 업로드가 안됨.
60대 후반정도로 되어보이는 아줌마등장
도움을 받고 싶어서 오셨답니다.
-여기 에스케이죠?
-네에. 어머니 어떤게 궁금하세요?
-내가 지금 해볼테니 잘봐요.
-네에.. (뭐지?)
저분이 다세대 집주인인데 방임대를 내놓았다네요.
다방에 사진찍어둔걸 올리려는데 사진업로드가 안된답니다.
JPG.JPEG.PNG 세가지 파일만 된다고 에러메시지가 뜨네요.
아. 이분은 지금 GIF를 올릴려고 하고 계셨었더군요.
-어머니. 요아래보시면 메시지가 나오잖아요.
-아유. 이게 해도 해도 안되어서 짜증나네..(이야기를 안들음)
-어머니.. 지금 어머니가 누르는건 파일이 달라서 안되는거고요.
-내가 찍은사진인데 왜 안되나 모르겠네 (내말을 들을 생각이 없음)
-어머니.. 그건 여기 다방에서 선택이 안되는 사진이고요.
사진을 카메라로 다시 찍어서 해보세요.
-거참 이상하네.. 이것봐요. 내가 산에가서 찍은건데 이건 되거든요?
-그니까요. 산에서 찍은게 정상 사진이고요. 아까 방사진은 아닙니다.
-이상하네.. 왜그런거에요?
-사진이 여러가지인데 아까 방사진은 다방앱에서 올릴 수 없는거라서요
-왜요? 같은 사진인데? 이해가 안가네.
아무튼 무한반복하길래 다시 사진을 찍어서 올리시라고 달래서 보냈는데 저 할머니가 나가심과 동시에 다른할머니가 들어오십니다.
2.소리가 왜 갑자기 나요?
이분도 들어오자마자 휴대폰을 저에게 주면서 이야기합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본인이 고스톱게임을 하는데 왜 소리가 나냡니다.
-어머니 그니까 고스톱에서 소리가 난다는건가요?
-맞아요. 소리가 안났었거든요?
-어머니가 그간 소리를 무음으로 하고 쓰셨겠죠.
-아니라니까요? 별안간 보세요. 착착(패 돌리는 소리) 거리잖아요?
휴대폰을 주길래 미디어소리를 줄여주니까 소리가 안납니다.
그리고 설명을 하는데 아니라네요. ㅜㅠ 전에는 안그랬답니다.
-어머니. 소리를 키우면 고스톱 소리가 다시 나지요.
-전에는 안그랬었다니까요. 보세요. (다시 소리를 키움) 소리나잖아요?
-소리를 키우면 당연하게 소리가 나지요.
-아니래도 그러시네. 어제 내가 이걸(폰) 떨어뜨렸더니 소리가 난데도.
-그래서 제가 소리를 줄여드렸더니 소리가 안나잖아요? ^^
-아유. 이아저씨 답답하네 아니래도 자꾸 그러네. 봐요 착착 소리나죠?
본인은 고스톱을 칠때 이런소리가 싫다네요.
소리를 줄여 드리니까 줄이지 말고 소리 안나게 해달랍니다.
-소리를 줄이지말고. 소리를 안나게 해달라고요?
-아유. 이거 소리 착착나서 밤세고 왔는데 아저씨도 모르네
-저는 이게 최선입니다.
-서비스센터 가봐야겠네. 여기서 산거라 왔는데 불친절하네.
-어머니? 제가 이상 어떻게 친절하게 해드릴까요? ㅎㅎ
-됐어요. 이런거 해결도 못해주나..
저러다가 나가셨습니다.
도대체가 어디서부터 문제인지 갑갑하네요.
고객센터 직원에게 심심한 위로를… ㄷㄷㄷ
있어야 하는데, 자신의 지각 능력
안에서 아는 게 전부라고 생각하
는 게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래픽 포맷이 다르면
적용이 되지 않는 환경에 대한
이해도 1도 없으시구요.
요즘 너무 소소한 이야기만 있어요
스마트폰 조작을 잘 몰라서 통신사대리점에 들르는군요
설명해도 모르실테고, 이해하고 싶어하지 않는 경향도 있을테구요.
나이를 먹는다는게 참 아집의 경도가 더 단단해지는 느낌입니다.
저도 저런 경험을 주는 분들이 주변에 계셔서요...
마치 지금 우리들에게 물감은 빨강, 노랑, 파랑을 섞으면 검정색이 되는데 왜 빛은 흰색이 되는지를 설명해주면서 이해하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거죠.
제 경험상 어르신들은 문제점을 먼저 해결해 주고 나서 이유를 간략히, 그 분들 수준으로 설명해 줘야 합니다.
안되는 이유를 논리적, 과학적으로 설명해도 이해력, 인지력이 떨어져서 받아들이기 힘들뿐만 아니라
여기 온 목적이 아직 해결이 안된 상태에서 이유나 설명을 들을 마음의 여유도 없거든요.
저도 어르신들과 거의 매일같이 붙어서 생활한지 10년 쯤 되어서야 터득한 것들입니다.
그 전에는 소통불가, 이해불가, 말하고 들을 때마다 스트레스 빵빵 글쓴분하고 똑같았죠.ㅡㅡ;
지금도 어르신들은 시시각각 인지 능력이 변해(낮아져)간다고도 생각해야 합니다만
매일 같이 보는 사람이 아니라면 일반인이 그걸 받아들이기는 힘들고 어렵죠.
저조차도 아직도 소통불가, 이해불가의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그러니 뭐 어르신들과 접접이 별로 없는 사람들이야 오죽할까요.
그냥 어린이라고 보시는게 마음이 편한데, 그래도 조금이라도 아이보단 좀 더 논리적이지 않을까, 아니 십수년 전에는 나를 가르치고 끌어주시던 분인데.. 라는 기대를 합니다만...
그런 기대 같은걸 정말 많이 내려 놓아야 합니다. ㅡㅡ;
저도 공감합니다.
물론 모든 부분에 유연한 것은 아니지만 특정 몇몇 부분에서는 정말 이렇게도 생각할 수도 있구나라고 놀라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연세에도 새로운 것들 시도하는데 서슴치 않고 해보시는 분들을 옆에서 보면 대단하다고 느끼고 배울점이 아직도 많구나를 생각하게 됩니다.
시도하는 방식은 굉장히 구식이고 배우는 속도도 엄청 느리고 이해도도 많이 낮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게 얼마나 귀찮은데 그걸 한다는게 대단해 보이더군요.
해줘도 욕먹고 안해주면 안해준다고 욕먹고... 가만히 있으면 가만히 있다고 욕먹고.... 참으로 어려운 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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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이시면 진짜 더 미쳐버리실 것 같아요.. 아
상대가 못 알아 들으면 10번도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장착되었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뭘 하고 싶은지 알아내는 능력은 도무지 업그레이드가 안되네요.
대인상담이 많은 서비스직분들이 항상 대단 하다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