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브라우저 기업 오페라(Opera)가 미국과 영국의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14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아이폰(iOS)에서의 약진이 특히 두드러지며, 애플 사파리가 사실상 독점해 온 시장에 작지만 의미있는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페라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오페라 모바일 브라우저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전년 동기 대비 미국과 영국을 합쳐 48% 증가했습니다. 플랫폼별로 보면 성장세는 더 선명합니다.
운영체제별로 나눠 보면 iOS에서의 성장이 두드러집니다. 오페라 iOS 브라우저의 MAU는 전년 대비 영국에서 93%, 미국에서 50%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안드로이드에서는 영국 50%, 미국 30% 늘었습니다. 그동안 아이폰에서 기본 브라우저인 사파리의 벽이 유독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iOS 쪽의 성장 폭이 안드로이드를 앞선다는 사실이 눈에 띕니다.
예르겐 아르네센(Jørgen Arnesen) 오페라 모바일 부문 총괄 부사장(EVP)은 "우리의 성장은 사람들이 우리를 의도적으로 선택한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성장의 배경에는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이 자리합니다. DMA는 2024년 애플에 iOS 이용자가 기본 브라우저를 직접 고르도록 하는 '브라우저 선택 화면' 도입을 강제했고, 이로써 아이폰에서 사파리의 독점적 지위에 균열이 생겼습니다.
그 결과 오페라 iOS는 유럽에서 연간 42% 성장했고, 특히 프랑스에서는 103%로 가장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 상승 흐름이 정작 DMA가 직접 적용되지 않는 미국·영국 시장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규제가 촉발한 인지도와 사용자 경험이 규제 밖 시장의 자발적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그러나 실제 점유율은…사파리는 여전히 압도적
다만 이번 성장세를 '점유율 역전'으로 읽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오페라가 공개한 것은 어디까지나 자사 사용자의 '증가율'일 뿐, 절대적인 시장 점유율과는 다른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시장 조사업체 스탯카운터(Statcounter) 등의 집계를 보면, iOS(아이폰·아이패드)에서 사파리의 점유율은 약 87.6%로 여전히 압도적입니다. 그 뒤를 크롬이 약 9.1%로 잇고, 엣지·파이어폭스·브레이브 등이 각각 1% 안팎에 머뭅니다. 오페라의 iOS 점유율은 이들 '기타'에 포함될 만큼 미미한 수준입니다. 영국 모바일 브라우저 시장 전체로 넓혀 봐도 2026년 5월 기준 사파리 47.3%, 크롬 44.9%가 시장의 90% 이상을 양분하는 가운데, 오페라는 0.32%에 그칩니다.
결국 오페라의 두 자릿수·세 자릿수 성장률은 '매우 작은 기반(low base)'에서 출발한 수치라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또한 iOS에서는 크롬이든 오페라든 모든 브라우저가 애플의 웹킷(WebKit) 엔진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돼 있어, 후발 주자가 렌더링 성능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도 존재합니다.
번역: 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