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점심때쯤 환기하는데, 오랜만에 김호시가 창가에 올라왔어요. 빛이 참 좋았고, 그 빛이 내려앉은 김호시가 더 좋았어요.
최근 김호시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에요. 베개에 기대어 다양한 자세와 표정을 보여줍니다.
꼬장꼬장한 어르신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탐탐이가 요즘 좋아하는 곳은 화장대 위 무릎담요에요. 스탠드에서 은은하게 나오는 열도 한몫을 하는 것 같아요.
이불 위에서 포즈를 잡는 김호시를 보고 빵 터졌다가, 위에 있는 고탐탐이 모습을 떠올리고 대조군으로 담았는데 뭔가 커 보입니다...
겨울 이불을 빨아 놓았더니 귀신같이 알고 올라가 있는 김호시에요. 웬일로 납작해진 호시야. 그런데 표정이...?
뽀송한 이불이나 침대보를 눈치채는 건 호시가 으뜸이지만, 탐탐이도 귀신같이 알아차리긴 마찬가지입니다. 빨아서 뽀송하게 말리면 다 좋아해요. : )
거실 한편에는 호작질을 좋아하는 대장님의 보물창고가 있어요. 각종 부자재가 정돈돼 있는데 평소에는 굳게 닫혀 있어요. 가끔 문이 열리면 빈 곳을 파고 들어가 좀처럼 나오지를 않지요. 둘이 함께 있는 장면이 점점 드물어지는 와중에 한 장 담습니다.
🐰: "우리 집 원점은 여기다옹."
🥰: "탐탐이가 있는 곳이 원점이지."
같은 위상에 나란히 있는 모습이 워낙 드물다 보니 앞뒤로 위상 차이를 둔 구도를 집사는 좋아해요. 특히나 흐릿한 전경과 선명한 후경은 놓칠 수 없는 장면이죠. 무엇보다 호시와 탐탐이가 함께 있으니까요. : )
김호시의 꼬리는 늘 집사의 눈길을 끌지만, 사진으로 담기에 쉬운 녀석은 아니에요. 살짝 열린 옷장 틈을 파고 들어가는 데 성공한 호시의 기쁨이 고스란히 꼬리로 표현된 장면입니다.
대장님에게 위 사진을 보여줬더니... 🐯: "응. 집사야. 준비 다 했어. 잠깐만~" 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했어요.
다양한 표정의 호시와는 달리 한결같은 표정의 탐탐이지만 가끔 으쓱하는 듯한 자세와 동반하는 표정이 있는데 위 사진이에요. 팔불출 집사 눈에는 귀여운 표정입니다.
김호시의 애착 장소에서 그루밍을 하고 잠이 드는 과정입니다. 그루밍하며 움직임이 느껴지는 것도 좋고, 가운데 사진에 있는 김호시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도 좋고, 귀를 쫑긋 세운 채 눈을 감고 있는 모습까지 어느 하나 부족한 게 없는 과정이에요.
적당한 털바지 핏에 깜장 뒷발허리는 김호시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호시가 창가에 올라갈지 말지 고민하던 중에 담은 사진입니다.
이불에 얼굴 정면을 묻고 자는 호시를 볼 때마다 집사는 호시 얼굴이 납작해질까 봐 걱정합니다. 진짜 걱정입니다.
앞발과 뒤발을 다소곳이 모아 잠자는 호시는 만나기가 꽤 힘들어서 그때그때 남겨둡니다.
활짝 열린 개방형 골반을 가진 김호시가 웬일로 얌전한 자세로 집사를 보길래 허락을 구하고 한 장 남깁니다. 골반은 얌전한데 표정은 진지해서 빵 터진 집사입니다.
밤이 되면 야옹이들은 별미(황태)를 먹는데요. 깊은 잠에 빠졌다가도 시간이 되면 귀신같이 일어나 집사를 압박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환기하는 중에 창가에 올라 창밖 구경을 하는 탐탐입니다. 얼떨결에 사진을 담았고, 집사는 깨달았어요. 야옹이들의 털을 밀 시간이 가까이 다가왔다는 걸요. 대장님이 곧 바리캉을 들 예정입니다.
고탐탐
뒤에
김호시
🐰
🐯
3월 7일. 오늘은 김호시와 고탐탐이의 일곱 번째 생일입니다. 생일 축하 인사와 함께 야옹이들에게 허락을 구하고 셔터를 몇 번 눌렀어요. 그중 뭔가 귀찮음이 잔뜩 묻어나지만, 그래도 "기념사진"은 찍어 준다는 느낌이 묻어나는 사진이 집사 마음을 흔듭니다.
야옹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고민하면서 대장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은 야옹이들의 정서적인 안정이었습니다. 깐깐한 대장님 기준에도 정서적으로 안정된 호시와 탐탐이는 여전히 별 탈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집사는 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호시와 탐탐이의 일곱 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앞으로도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각자 고유한 영역을 구축해 두 동거묘와 두 동거인이 잘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달력의 날짜는 봄을 가리키는데, 날씨는 여전히 겨울과 봄의 경계에 있는 느낌입니다. 아마도 금세 봄은 찾아오겠지요. 냐옹이당에 계신 모든 고양이와 집사님들도 건강하고 행복한 봄맞이 하시길 바랍니다. : )
P.S
- 팔불출 집사의 개별적인 의견과 인상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까닭에 객관적인 사실은 아닐 수 있습니다.
- 모든 이미지는 클릭하고 확대하면 조금 더 크거나 선명한 이미지로 볼 수 있습니다.
야옹이들에게 전해줄게요. 호시는 옷장 앞을 지나칠 수 없나 봐요. : ) 날이 좀 더 따뜻해지면 밀기로 해서 과거 샘플 사진 올립니다. <헬멧을 쓴 등빡빡이>입니다.
으쓱 탐탐이 표정 너무 귀여워요~
고맙습니다. 야옹이들에게 '팬클럽회장님'께 생일축전 왔다고 전할게요. : )
다른 '으쓱탐이' 사진 하나 첨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