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 by 피터 자이한
한줄 요약 : 미국 킹왕짱!
'셰일 혁명과 미국없는 세계'라는 책을 썼던 피터 자이한의 신작(이라 하기엔 1년이 다되어 간다)
이전 책에서는 국내 셰일 오일/가스의 폭발적 성장으로 인해 중동 의존도가 낮아진 미국은 세계의 경찰 역할을 점점 놓게 되고 이로 인해 안전한 무역의 기반이 붕괴되어 많은 나라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했다.
이번 책에서는 인류의 문명이 발생하고 발전해온 과정을 짚어보면서 비슷한 논조의 내용을 인구학적 관점을 더하여 설명해 준다. 그러면서 강력한 해군력을 바탕으로 한 미국의 통제를 벗어난 세계가 탈산업화를 넘어서서 탈문명화까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누리는 문명 자체가 전세계 곳곳의 자원과 역할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이를 연결해 주는 무역로의 위협은 이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특히 원자재를 수입해서 제품을 만들어 파는 우리 같은 경우를 콕 찝어준다)
그리고 인구구조의 문제, 정확히는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며 이로 인해 많은 나라에서 그 어려움이 가중되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특별히 한,중,일 동아시아 3개국의 출산율을 언급하며 암울한 미래를 말하는데 '정해진 미래'를 확인사살해 주는 인상을 받았다. (향후 지역별 군웅할거 시대를 예상하며 동아시아의 맹주로 그나마 일본만이 가능할 것이라고 하는 대목은 씁쓸했다)
그렇다고 모두가 망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나라는 인구구조로 인한 문제가 미미하거나 없을 것이라 얘기하고 세계적인 무역감소로 인한 손실이 가장 적을 것으로 예상하는 나라가 있으니... 미국이다. 대부분의 인구전망에서 꾸준히 인구가 증가하고, 그 구조마저 안정적인 데다가 외세의 침략에서 자유롭고 무역으로 충당하던 대부분의 자원과 제품을 본토에 혹은 동맹국(주로 호주)을 통해 조달 할 수 있다.(근래에 반도체, 화학, 배터리, 자동차 등 우리 주력산업의 공장을 미국에 짓고 있는 것이 오버랩 되었다) 내수시장 또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을 통해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어서 짧은 기간동안 부침은 있겠지만 결국엔 부흥하고 잘 살아 남을 것이라 말한다.
최근 세계의 정세가 심상치 않음을 보면서 나는 책의 예측이 맞아 들어간다는 인상을 받는다. 예멘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으로 수에즈 운하를 우회하는 선박들이 많아지기도 하고 러/우전쟁의 장기화 및 중국에 대한 전방위적 제재로 기존의 세계화 구도가 많이 훼손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말하듯 미국이 세계 안보에 완전히 손을 떼거나 글로벌 무역이 완전히 쇠퇴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 역사는 늘 좌충우돌 하면서도 새로운 길과 질서를 찾아왔다고 믿기 때문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여러방면으로 고통과 어려운 시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저자는 2030년경을 큰 환란의 시기로 점친다. 5년남짓 남은시간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모르겠다. 그나마 미국 주식을 사 두면 좀 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