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버지가 후천적 질환의 후유증으로 9년전 하반신 장애를 얻으셨습니다. 연로하시기 때문에 물리치료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더 마비의 정도가 심해지시네요. 게다가 돌봐주시는 어머니도 연로해지셔서 힘들어 하시지요. 최근 3년 사이에는 젊은 누군가의 도움이 없다면 두 분만으로는 아버지가 외출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주무시다가 화장실에 가는 것도 2주전부터 어려워졌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다른 방에서 주무시는데, 아버지가 침대에서 일어나시다가 기력이 떨어져서 붙잡을 것도 없는 상태에서 침대에 불안정하게 누워서 오도가도 못하게 되셨습니다. 어머니는 다른 방에서 곤히 주무시고 계셔서 (수면 유도제를 드십니다) 어머니도 도와주러 오시지 못하기 때문에 아버지가 어떻게 해서 전화기를 들어 119를 부르셨습니다. 전화를 받은 119대원이 아버지가 알려주신 출입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와서 아버지를 앉혀 세웠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로 아버지 혼자 주무시면서 밤에 휠체어로 옮겨 타고 화장실에 가시는 것이 불확실해졌습니다. 그래서 두가지 새로운 방안을 고안했습니다. 첫번째는 집에 일주일에 한번씩 물리치료를 하러 오시는 분이 알려주신 소변줄 (콘돔 카테터)를 주무실 때만 사용해서 야간에 화장실에 가는 일을 없애는 것, 두번째가 이 사용기에 나오는 호출벨 사용입니다.
식당에서 종업원을 부를 때 누르는 벨과 같은 기능인데, 제가 구입한 것은 염가 모델입니다. 한국의 링고벨 (Ringo bell)社의 링고 미니수신기 (GSR-301L) 와 링고벨 GST-10N 무선 호출벨 을 조합한 것입니다.
호출 버튼은 이렇게 붙였습니다. 사진 가운데 직사각형 흰색 장치입니다.
https://m.ringobell.co.kr/product/detail.html?product_no=582
두번째 버튼은 책상에 붙였습니다.
버튼은 수신기의 1/12 가격으로 저렴한 편이라서 여러곳에 설치해도 됩니다. 각 버튼의 호출 결과는 동일한 알림음과 빛 표시로 통일할 수도 있고, 각각 다르게 호출음과 표시가 나오도록 구별시킬 수도 있습니다.
수신기는 이렇게 어머니 침대 옆에 놓았습니다. 벨이 울리면 전체가 붉은 색으로 불이 들어오도록 설정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대기 상태입니다.
송신기 상세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버튼을 누르면 회사명 왼쪽에 빨간 LED가 들어옵니다. LED가 들어오지 않으면 전지가 다된 것입니다.
수신기 상세입니다. 제품 하부에 스탠드형 브라켓 (사진) 또는 벽 부착형 브라켓으로 바꿔 끼울 수 있는 홈이 있습니다.
배터리 함처럼 생긴 부분을 열어보면 배터리를 넣을 수 없고, 동봉된 AC 어댑터로만 작동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한쪽에는 음량을 조정하는 버튼이 있습니다. 음량을 조절할 때마다 새로운 음량으로 벨이 울리기 때문에 음량을 확인하기 위해 (멀리 떨어진) 호출벨을 눌러볼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쪽에는 음성으로 선택하는 메뉴와 확인 버튼이 있습니다. 다양한 기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벨 소리는 기본형은 띵동 이지만, "하차합니다"같은 기본녹음 음성도 있고, 주문시 추가금을 내면 지정한 문귀로 음성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주문 화면에서 배송기간을 3~7일로 지정해서 참 오래걸린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배송은 훨씬 빨리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주문한 날 오후에 회사에서 저에게 전화가 와서 벨 2개가 같은 소리로 나게 할 것인지, 다른 소리로 나게 할 것인지 묻더군요. 수신기를 회사에서 송신기를 등록하여 세팅한 후 배송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의외의 서비스였습니다. DIY로도 등록할 수 있도록 송신기와 수신기 모두 사용설명서에 벨을 등록하는 방법이 적혀 있습니다.
아버지도 시험 작동해 보셨고, 어머니도 소리의 종류와 음량, 음질에 만족하셨습니다.
스마트 워치는 제 아버지에게는 안 되는 것이, 신경 마비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코티존 스테로이드를 복용하시는데, 그 부작용으로 눈에 황반변성이 생기기 때문에 작은 글씨를 보지 못하십니다. 어머니는 시력이 좋지만 어머니는 IT에 익숙치 않으셔서 스마트 워치에 뭐 하나라도 메시지가 뜨면 대처하실 수 없고요.
"긴급상황 발생시 버튼을 누르면 미리 저장된 관리자 (경찰서, 보호자)와 음성통화가 가능하고 SOS 긴급 호출 문자가 발송됩니다. (기본 3명에게 문자 발송, 최대 10명까지 추가 가능)"
https://ringobell.co.kr/product/detail.html?product_no=520
어머니 당신이 80이 넘으셨기 때문에 아버지를 수발하시는 것이 힘들다고 저에게 계속 이야기하시는데, (가족 외) 다른 사람의 도움은 불편하다고 하시니 비합리적이긴 하지만, 어머니가 싫다는데 이길 자식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