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물고기를 채집해서 키우는것을 좋아합니다.
돈 주고 사면 편하긴 하겠지만 제가 즐기는것은 제가 원하는 생물을 야생에서 찾아
채집을 해 와서 키우고 번식까지 시키는 일련의 과정이므로 온라인에서 돈을 주고
봉다리로 편하게 물고기를 배송받지는 않습니다.
지난 토요일에 그간 제가 한 번도 채집 해 보지 못했던 버들붕어를 찾아 새로운 탐색지로 갔고
드디어 버들붕어 채집에 성공 했습니다. (글은 쉽게 썼지만 정말 많이 돌아다니고 실패 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시기에는 혼인색이 빠져서 암수 구별이 힘들기 때문에 암수가 확실히 섞일 수 있도록
버들붕어 다섯마리를 채집했고 버들붕어와 서식지를 공유하는 대륙송사리도 예닐곱 마리 정도
덤으로 모셔왔습니다.
그리고 어항에 꾸밀 물풀도 같이 채집 해 왔구요.
그런데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일이 닥쳤네요.
제가 채집을 한 곳이 물의 흐름이 없는 저수지 였던것이 문제 였을까요?
잡을 땐 몰랐는데 집에 와서 어항이 넣어보니 송사리 한 마리에게 곰팡이병 증상이 관찰 됐습니다.
다른 민물고기나 새우를 키울때는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어서 물고기를 키우는데 필요한
약물이 없었기에 증상을 보이는 녀석들을 재빨리 분리하고 분리한 녀석들도, 본 수조쪽도
동시에 소금욕을 진행 중입니다.
본 수조쪽은 0.5%, 격리항쪽은 좀 더 염도를 높여서 1%가 조금 안되게 진행 중 입니다.
가져온 물풀은 락스희석액에 1시간 이상 담구는 검역(?)을 시행하고 다시 어항에 넣었습니다.
(뭐, 염분때문에 물풀이 죽어도 어쩔 수 없네요, 물풀까지 따로 관리 할 여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어제 저녁때 본 수조에 있던 다른 송사리 한 마리에게서 곰팡이병 증상이 확인돼서
그 녀석도 격리항 쪽으로 옮겨놓은 상태 입니다.
▼ 곰팡이병 증상으로 격리된 송사리 두 마리.. 폰 카메라 화질이 너무너무 구리네요;
어제도 오늘도 깨끗한 물로 50%가량씩 환수했고 염도도 다시 맞췄습니다.
그 이후 본 수조쪽의 다른 녀석들에게 곰팡이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언제 증상이 나타나게 될지 불안하네요.
곰팡이 증상이 나타나서 격리된 녀석들은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 되면서 점점 힘이 빠지는것이 보입니다.
이 쯤 되니 이게 곰팡이병이 맞는지도 의심스럽습니다.
찾아보니 '컬럼나리스'라는 병도 곰팡이병하고 비슷하다고 하는데 컬럼나리스가 맞다면
소금욕은 1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니 저 녀석들도 컬럼나리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컬럼나리스가 소금욕으로 개선 되는건지 아닌지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로서는 확인 할 방법이 없네요 ㅠㅠ
여기서 답답한것이 정보를 아무리 찾아봐도 답에 가까워질 수 없다는 점 입니다.
온라인에 넘쳐나는 글을은 통일성이 없고 작성자 본인의 경험이나 카더라를 바탕으로
글을 작성하고 심지어는 같은 이름의 질병에 정 반대의 정보들도 많아서
예를들어 '심한 전염성이다'는 의견과 '건강하다면 전염을 신경쓸 필요는 없다' 라는 의견이 있거나
'산소량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반면 일부에서는 '산소를 늘려야 한다는건 잘못된 정보이고
오히려 줄여야 한다'라는 정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어느쪽도 과학적으로 증명된 내용 없이 본인의 생각을 적어놓은것들 뿐이었습니다.
심지어 나무위키에는 물질 하는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소금욕 역시 실제로 병을 치료하는것이 아니라
물고기의 면역력을 높이는것 뿐이라고 합니다.
카더라식 민간요법이 아니라 제대로 된 약을 사용하려면 병명이라도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데
이 조차 안되니 답답하네요.
아... 지금 다시 보니 격리항의 증상이 심한 녀석은 몇 시간 못 버틸것 같네요.
저걸 천천히 죽어가게 두는게 좋을지.. 어차피 못 살거라면 고통 없이 빨리 죽여주는게 좋을지도 모르겠어요 ㅠㅠ
다른 한 녀석은 살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수조에 소금 넣으면서 알게된게 있는데 특정 조건이 되면 송사리 지느러미가 검게 변하네요.
(사진은 인터넷에서 퍼온겁니다)
무슨 병인줄 알았는데 병은 아닌것 같고, 숫놈의 경우 혼인색으로 지느러미가 검게 변한다고 하던데...
실제로 색이 안변하는 녀석과 변하는 녀석이 나뉘는걸로 봐선 특정 성별만 변하는건 맞는듯 함요.
염도가 적절하면 발기 되는 기분이 드는걸까요? ... 리가 없겠죠?
뭐, 소금욕 중이라곤 하지만 움직임으로 봐선 다들 똥꼬발랄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