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으면서도 이게 무슨 고민이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는데...
자랑이 아니라 정말 걱정이 되기도 하고,
아이를 제대로 양육하려면 제 경험과 지식을 넘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아 고심하다 글을 올려봅니다.
초1 딸아이가 있습니다.
그동안 제가 업무로 바빴던 탓에 육아나 교육에 많은 시간을 내지는 못했지만,
집에 함께 있는 시간 동안에는 적극적으로 사랑도 표현해주고, 책도 같이 읽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아이와의 유대관계는 좋은 편이고, 지금도 자주 손편지를 주고받거나 대화를 자주 나누며 놀고 있습니다.
아이가 유독 한글을 일찍 뗐는데, 그게 신기해서 책을 많이 읽게 해주었습니다.
집에 있는 아동용 책이나 WHY시리즈도 진작 다 읽어서 새로운 전집으로 바꿔주기도 했는데,
6-7살 아이에게는 조금 높은 수준일 것 같았던 해외문학 전집이나 과학 전집도 무리 없이 읽는 수준이라 지금은 그냥 도서관에 가서 읽고 싶은 책을 스스로 고른 뒤 빌려와서 읽고 있습니다.
요즘은 <재미있는 원소 이야기>, <도구와 기계의 원리>, 이런 책들을 읽습니다.
얼마 전에는 제가 다시 바이크를 타기 시작했는데, 도서관에서 <바이크 타는 법>이라는 책을 검색으로 찾아서 읽고 있더군요. ;;;
저나 아내는 기특하기도 해서 칭찬도 많이 해주고, 주변 이웃들도 다들 놀랍다며 많이 칭찬을 해주고 있는데,
이런 반응이 좋아서 그런 것일까요.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나 야외활동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고, 책만 읽습니다.
자기 전에 머리맡에 책을 두고 잔 다음, 아침에 눈뜨자마자 책을 읽습니다.
아침에 깨우러 방 문을 열어보면 이미 일어나서 조용히 책을 읽고 있습니다. ;;;
어떻게 보면 기특하기는 한데, 문제는 일상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책 말고 다른 것에는 관심이 일절 없다는 겁니다.
밥 먹을 때도 책만 읽습니다. 밥은 제대로 먹지도 않고 밥 먹다 책 읽다를 반복해 식사 시간만 1시간 가까이 됩니다.
하루 종일 책만 붙잡고 있습니다. 정말 그 외에는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습니다.
교회에서 나들이 시간에도 친구들이 모두 놀이터에 가서 놀고 있으면 그 속에서 혼자 책을 읽고 있습니다. 외톨이처럼요.
멀리서 딸아이 모습을 보는데, 딱 봐도 그냥 외톨이처럼 보였습니다.
학교 생활도 정말 하나도 재미가 없답니다.
학교가 재미있어야 할텐데, 다 시시하다고만 합니다.
이런 문제로 담임 선생님께 상담을 했는데, 학교 수업 태도가 나쁘다거나 하지는 않아서 아직은 괜찮다고만 합니다.
"오늘은 학교에서 뭐했어?" 하고 물어보면 그냥 심심하고 재미 없었다는 말만 합니다.
쉬는 시간에도 친구들과 안 놀고 책가방에 따로 가져간 책을 읽고 있는다고 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친구들과 노는 재미를 찾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타이르기(?)도 하고,
일부러 또래 친구들 부모 모임에 참여해서 친구들과 노는 시간을 만들어주기도 하는데, 큰 효과는 없는 것 같네요.
제가 굉장히 내성적인 사람으로 자랐는데,
자존감의 부족이어서인지 몰라도 이런 성향으로 사회적으로 손해를 보고 자랐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초1 아이도 이런 제 기질을 많이 닮았네요. 하필 닮지 않았으면 하는 부분을...
지금은 똑똑하다 소리보다는 잘 논다, 활발하다 소리를 듣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도 사회성이 좋은 사람은 아니니까요. ㅎ
일단 아이를 막 다그치거나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런 육아 방식이 저나 아내 성향에 맞지도 않고, 자칫 아이 정서에 안 좋은 영향이 있을까봐서요.
자연스럽게 아이의 사회성을 높여주거나,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거나,
이런 문제를 해결해보신 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조언을 구해보고 싶습니다.
아, 활자중독이란 것이 있군요. 전혀 몰랐던 부분인데, 찾아보니 맞는 것 같기도 하네요.
안되겠다 싶으면 시기를 잘 보고 병리학적인 처치까지도 고려해봐야겠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를 찾는 것도 나름의 방법이 될 수 있겠군요.
감사합니다. :)
참. 왜 쉬는 시간에 책을 보는지, 친구들과 관계에서 긴장하기 때문은 아닌지, 파악하셔야 합니다.
네, 사실 주변 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눠봐도 뭐 그런 걸로 고민이냐는 반응들이 있어서 조금 난감했습니다.
막상 부모 입장에서는 정말 심각한 고민인데 말이죠.
반대의 상황이라면 저 역시 공감이나 걱정의 마음 이전에 부러운 마음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 것 같기도 합니다.
부러움의 반응도 감사히 받겠습니다. :)
밑에 해주신 조언도 감사합니다.
친구들을 많이 붙여주려고 하는데, 아직 아주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기는 해요.
길게 보고 나아가야겠죠.
즐거운 하루 되세요. :)
네, 아이가 많이 내성적입니다.
그런 기질을 크게 바꿀 수는 없을 듯하고, 억지로 바꾸려다 역효과를 내고 싶지도 않은데,
사회성에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내성적 기질을 컨트롤 할 수 없을까 싶어 걱정인 부분입니다.
지금 이대로 가면 점점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좀 더 세심히 지켜보고 도와주겠습니다.
조언 감사드립니다. :)
네, 본문에 적었듯, 담임 선생님은 크게 문제를 못 느끼신다고 하더라고요.
아이가 많이 차분하기는 한데, 수업 참여도도 좋고,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대화도 잘 나눈다고 하시더군요.
학교 생활에서 크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는지 좀 더 지켜볼 생각입니다.
조언 감사드립니다. :)
근데 운동은 강제로 하나는 시킬것 같습니다.
네, 아이가 수업을 많이 시시해합니다. ㅠ
방과 후 활동인 코딩, 로봇과학 이런 거는 그래도 조금 흥미를 느끼는데,
수업은 그냥 시간이 빨리 흘러갔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
일단 좀 더 지켜보고 병리학적 접근이 필요하면 여러 검사를 받아볼 생각입니다.
조언 감사드립니다. :)
그리고 책을 많이 읽으면 눈건강도 고려해주시구요.
친구들과 어울림이 없는게 답답할수 있겠지만..
애들마다 다를수 있기에 ^^
커가면서 달라져요
늦은 답글 죄송합니다.
'아이마다 다르다'는 것이 한편으론 더 불안하게도, 안심하게도 만드는 묘한 말 같습니다. ㅎㅎ
부모로서 정해진 정답 없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야 하는 육아가 결코 만만찮은 요즘인데,
그래도 이런 상황들이 아이에게 더 집중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기도 하네요.
운동도 같이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언 감사드립니다. :)
제가 6년전에 썼던 글입니다
저희 아이의 경우 초3까지는 책을 어마어마하게 읽었어요
그 이후에는 조절하며 읽고 있고 예전처럼 책에만 빠져서 지내지는 않습니다
아이가 책에 홀릭된 이유를 알고싶어서 수년간 다각도로 고민하고 아이와 이야기도 많이 나눠봤어요
저희 아이는 많은 감각이 초예민하고 스트레스를 자주 받았는데 유일하게 시각정보는 컨트롤이 잘 되고 편했나봐요
그래서 책이나 동영상처럼 시지각을 이용하는 동안에는 스트레스를 덜 받고 평온하다보니 그 쪽에 많이 매달린것으로 보입니다
책에 빠져있는 동안엔 머리도 고요해지고 딴 세상에 있는것처럼 편했다고 해요..
책을 많이 읽어서 부럽다는 이야기 주변에서 자주 들었지만 본문에 염려하신 것처럼 사회성발달의 적기를 놓치게되니 나중에 따라잡기가 참 힘들었고 초6인 지금도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피곤하고 어렵다고 종종 이야기합니다
책에 빠지는 이유도 아이마다 다를거라고 생각해요
제 아이의 경우 소아우울증과 불안장애도 있어서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고 다양한 치료들을 받았습니다
초4부터 제가 직장을 그만두고 옆에서 밀착하여 소통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와주고 난 뒤에야 많은 영역을 조절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아이에게서 보여지는 현상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도록 힘써보시고 그 과정에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여러 검사 및 상담들을 통해 알아가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늦은 답글 죄송합니다.
링크 주신 글 보니 저희 아이랑 정말 비슷한 상황이어서 감정이입도 되고, 도움도 많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병리학적 접근도 해보면서 아이의 정서적인 부분을 좀 더 세심하게 만져줘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조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