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33 K.O. II는 틴에이지 엔지니어링 기기들 중에서는 꽤 큰 편입니다. 그래도 작은 서류 파일 한 개 정도의 부피이며 무게는 620g이라서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습니다. 내장 마이크를 써서 온갖 소리를 직접 녹음해도 되고, 외부 연결로 턴테이블 같은 소스에서 샘플링을 해도 됩니다. 사운드 효과를 지정하는 여러 버튼과 퍼포먼스 중에도 쓰이는 다이얼이 아주 재미있어 보입니다. 음악 연주하는 게 정말 즐거울 것 같네요. 게다가 메인 디스플레이가 화려한 색상으로 디지털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기 때문에 눈도 즐겁습니다.
곧 이어서 현역 일렉트로닉 뮤지션 세 분의 EP-133 K.O. II 설명과 퍼포먼스가 시작됐습니다. DJ 보울컷님의 인터뷰 방식으로 한국어 설명과 영어 설명 세션이 있었는데, 한국어 설명은 보잭(Bojvck)과 라이언클래드(Lionclad)님이 담당했습니다. 둘 다 EP-133 K.O. II를 실제로 구입해서 사용 중이며 각자의 스타일로 활용하는 모습을 흥미롭게 소개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SCR에서 '저 양반은 기자 같은 사람임'이라고 인식되어 있으므로, 태연하게 두 분의 사진 촬영을 요청하였습니다. (ㅎㅎ)
라이언클래드는 제품 설명에서 아주 특이한 소품을 보여주었는데요. 풍경처럼 맑고 예쁜 소리를 내는 차임을 EP-133 K.O. II의 마이크 앞에서 흔듭니다. 그러면 이 짤랑거리는 음을 EP-133 K.O. II의 각 버튼에 지정해서 곧바로 음악 속으로 투입할 수 있습니다. 퍼포먼스할 때마다 핑거 드러밍으로 실시간 연주하는 분이라... 샘플링하는 방식도 아주 신선합니다. (ㅎㅎㅎ)
제품의 영어 설명은 롬더풀(ROMderful)의 유쾌한 진행으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SCR에 막 왔을 때 음료 주문을 하려니 밝은 분위기의 흑인 남성이 주문을 받아주었는데, 직접 진앤토닉 한 잔을 만들어주면서 인사를 건네는 게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분은 영국 출신의 뮤지션이며 한국을 좋아해서 아예 서울로 이사를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EP-133 K.O. II를 여기 저기 휴대하고 다니면서 많은 영감을 받으며 샘플링과 작곡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롬더풀도 저의 사진 요청을 피할 수 없지 말입니다. (ㅎㅎㅎㅎ)
그 다음은 라이언클래드의 EP-133 K.O. II 퍼포먼스입니다. 아까 제품 설명에서 소개했던 차임 소리를 포함해서, 자신이 직접 샘플링한 요소들을 EP-133 K.O. II의 버튼들로 현란하게 연주합니다. 이 작은 기기 하나가 뮤지션의 창작력을 얼마나 증폭할 수 있는지 뚜렷하게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조금 일찍 자리를 나섰기 때문에 보잭의 퍼포먼스를 관람하지는 못했는데요. SCR 유튜브 채널을 보니 24분 정도로 전부 녹화되어 있습니다. EP-133 K.O. II가 디제잉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직접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도 완전 즐거운 시간이었고요. 틴에이지 엔지니어링에서 또 어떤 작품을 내놓을지 쫀득하게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_-)b ■
*이 후기는 해당 브랜드의 고료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